월 이자 1,200만 원에 임대 수입은 절반 수준...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배우 겸 유튜버 이해인이 32억 원 대출로 40억 원대 건물을 매입한 뒤 공실과 금리 부담에 시달리며 "차라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샀으면 경제적 자유였을 것"이라고 털어놓은 사연입니다.
일반인 이라면 꿈도 못꿀.....1,200만원...
레버리지 80%의 위험성, 숫자가 말해준다
이해인이 매입한 건물의 구조를 숫자로 뜯어보면 리스크가 바로 보입니다.
매입가 40억 원 중 대출이 32억 원이니, LTV(Loan to Value)가 80%에 달합니다.
여기서 LTV란 담보물 가치 대비 대출 금액의 비율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건물 가격의 80%를 빌린 돈으로 채웠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LTV 60%를 초과하면 고위험 구간으로 분류되는데, 이 사례는 그것을 훌쩍 넘습니다.
월 이자 1,200만 원은 연간으로 환산하면 1억 4,400만 원입니다.
공실이 6개였던 초기에는 임대 수입이 600만 원 수준이었으니, 매달 600만 원을 순수하게 자기 돈으로 메워야 했던 구조입니다.
이를 투자 용어로 네거티브 캐시플로(Negative Cash Flow)라고 합니다.
임대 수입보다 고정 지출이 많아 매달 자산이 소진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상황이 몇 달만 지속돼도 유동성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게 저도 이 사례를 보면서 다시 실감한 부분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레버리지(Leverage)란, 남의 돈을 빌려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 전략입니다.
금리가 낮고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기 자본 대비 수익이 크게 늘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공실이 발생하면 손실도 배로 확대됩니다.
레버리지는 그 자체가 양날의 검입니다.
공실 리스크, 상가는 아파트와 다르다
많은 분들이 건물 매입을 고려할 때 "공실이 생겨도 금방 채우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엔 그렇게 단순하게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상가 시장을 들여다보면 그 인식이 얼마나 낙관적인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기준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3%로,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이 수치는 평균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수도권 외곽이나 상권이 약한 지역은 공실률이 20%를 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해인의 건물도 초기에 6개 공실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평균값이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가 공실이 아파트 공실과 다른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임차인을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아파트는 전세·월세 수요가 꾸준하지만, 상가는 입점할 업종과 상권 분석이 맞아야 계약이 성사된다.
- 인테리어 비용, 시설 교체 등 임차인 유치를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 경기 침체나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 폐업률이 높아지고, 공실이 순환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
이해인이 SNS에 직접 세입자를 구하는 글을 올리고, 속옷 공동구매로 이자를 충당하려 한 모습은 보기에 따라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게 현실적인 오너의 생존 전략이라고 봤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수천 명에게 상가 공실 소식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활용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삼전을 샀다고 상상을 하며 축배를 드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사진출처:https://www.instagram.com/leezyhaein)
삼성전자 vs 건물, 어느 쪽이 더 나았을까
"10억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샀다면"이라는 가정은 단순한 후회처럼 들리지만, 사실 꽤 유효한 비교입니다.
제가 직접 최근 수익률을 비교해봤을 때도 그 간극이 상당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진출처:https://www.instagram.com/leezyhaein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2023~2024년 사이 주가가 2배 이상 올랐습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 즉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습니다.
같은 기간 10억을 투자했다면 단순 계산으로 20억 이상이 됐을 수 있는 셈입니다.
건물 투자와 비교하면 레버리지 없이도, 공실 걱정 없이도, 월 고정비 없이도 가능한 수익이었습니다.
물론 주식 투자가 항상 이런 결과를 내는 건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점도 있고, 개인 투자자가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패턴을 반복하면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가정이 완전히 성립하려면 타이밍과 종목 선택이 모두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다만 이 발언이 의미 있는 이유는 수익률 비교 자체보다, "부동산이 무조건 낫다"는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고 주식·ET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흐름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이 전년 대비 2.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한국은행).
'건물주 로망'이 지워야 할 것들
이번 사례가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투자 실패담을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월 이자 1,200만 원, 임대 수입 600만 원, 공실 6개. 숫자를 그대로 공개하는 방식은 한국 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솔직함입니다.
한국에서 '건물주'라는 단어는 여전히 성공과 안정의 상징처럼 소비됩니다.
하지만 실제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임대 수익률(Cap Rate)을 정밀하게 따지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Cap Rate란 연간 순임대 수익을 부동산 매입가로 나눈 비율로, 투자 수익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서울 주요 상권의 Cap Rate는 현재 3~4% 수준으로, 시중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질 수익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 이니까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사례를 단순히 "연예인의 무리한 투자"로 치부하기엔 아깝습니다.
오히려 고금리 시대, 고공실률 환경에서 상가 투자의 구조적 리스크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제 케이스로 봐야 합니다.
"버틸까요, 팔까요"라는 질문을 SNS에 던진 것도 감성적 소비라고 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질문이 많은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그 상황이 실제로 너무 많은 사람들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지금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구조인가. 부동산이냐 주식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자산이든 레버리지와 현금흐름 계획이 탄탄한가가 먼저입니다.
저는 이해인의 사례가 앞으로 건물 투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기준점이 되길 바랍니다.
투자 판단 전에 반드시 Cap Rate와 공실률 시나리오를 직접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또는 부동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