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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약 1m의 나일왕도마뱀이 수원 광교신도시 산책로에 출몰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포획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이게 현실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출몰 경위 — 어쩌다 아파트 단지에 1m 도마뱀이?

지난 7일, 광교 웰빙타운 아파트 주민 단체대화방에 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산책로에서 포착된 대형 도마뱀의 모습이었는데, 주민들의 목격담이 줄을 잇자 11일에 언론 보도가 나왔고 그제야 수원시와 소방당국이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습니다. 제가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게 왜 거기 있지?"

이번 출몰의 배경이 밝혀진 것은 그 이후입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 A씨가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이라고 자진 신고했습니다.

즉, 누군가의 집에서 탈출한 개체라는 뜻입니다. 경찰은 현재 A씨를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 이른바 내사 중입니다. 내사란 정식 입건 전 단계에서 혐의 여부를 비공개로 확인하는 수사 절차를 말합니다.

나일왕도마뱀은 CITES(사이테스), 즉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으로 분류된 종입니다(출처: CITES 공식 사이트).

여기서 2급이란 현재 반드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지는 않더라도 거래를 규제하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을 의미합니다.

이런 동물을 국내에서 입양·수입하거나 양도·양수하려면 관련 규정에 따른 신고가 필수입니다.

신고 없이 보유한 것 자체가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는 셈입니다.

아파트 입주민이 키우던 나일왕도마뱀이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보유자는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입니다.

위험성 — 사람을 공격하는 동물인가, 아닌가

일반적으로 도마뱀은 작고 민첩한 파충류라는 인상이 강한데, 나일왕도마뱀은 그 범주에서 한참 벗어납니다.

성체 기준 몸길이가 1.5~2m에 달하고, 이번에 출몰한 개체는 아직 성체가 아님에도 이미 약 1m로 측정됐습니다.

제가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 느낀 건, 단순히 '크다'는 게 아니라 이동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19일 현장 수색 중 시 관계자가 목격했지만 너무 빠르게 달아나 포획에 실패했다고 하니, 그 기동성은 수치 이상입니다.

나일왕도마뱀은 물고기, 개구리, 쥐 같은 소형 동물을 먹이로 삼으며 미약한 독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미약한 독성이란 즉각적인 생명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물렸을 경우 상처 부위에 염증이나 부종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합니다.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습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설명은 동물이 위협을 느꼈을 때까지만 유효합니다. 산책로에서 갑자기 마주친 상황이라면 동물도 사람도 동시에 놀랄 수밖에 없고, 그 순간의 반응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 성체 기준 몸길이 1.5~2m, 이번 출몰 개체 약 1m
  • 먹이: 물고기, 개구리, 쥐 등 소형 동물
  • 미약한 독성 보유 — 물릴 경우 상처 부위 염증·부종 가능
  • 빠른 이동 속도로 전문 포획팀도 수색 열흘째 실패 중

반려견을 데리고 쇠죽골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소형 반려동물은 나일왕도마뱀의 먹이 범주와 겹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실제 생태적 특성에 근거한 우려입니다.

나일왕도마뱀은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지만, 빠른 이동 속도와 미약한 독성, 소형 동물 포식 습성으로 주민과 반려동물에게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관리 제도 — 멸종위기종을 개인이 키울 수 있는 건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애초에 이런 동물을 개인이 합법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인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차를 지키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절차가 꽤 까다롭습니다.

나일왕도마뱀처럼 CITES 2급으로 분류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국내에서 입양·수입·양도·양수 시 환경부 산하 기관에 신고해야 하고, 개체 이력 관리도 의무입니다. 이 규정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른바 야생생물법에 명시돼 있습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문제는 신고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과 실제로 그 체계가 작동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희귀 동물 관련 법규는 알고 있는 사람만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유체를 분양받아 키우기 시작했다가 성체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기는 구조적 이유가 여기 있다고 봅니다. 나일왕도마뱀은 유체일 때는 30~50cm 수준이지만, 성체가 되면 2m에 육박합니다. 이 차이를 처음부터 인지하고 준비하는 사육자가 얼마나 될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이번에 수원시가 포획틀 7개 설치, 매일 기간제 인력 투입, 국립생태원에 네트건(Net Gun) 요청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트건이란 그물을 발사해 빠르게 이동하는 동물을 원거리에서 제압하는 포획 장비를 말합니다.

열흘이 넘도록 포획에 실패하는 동안 발생한 행정 비용과 인력 소모는 고스란히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야생생물법상 신고 절차를 거치면 사육이 가능하지만, 신고 이행률과 사후 관리 실효성은 별개의 문제이며 탈출 시 사회적 비용은 공공이 부담하게 됩니다.

제도적 보완 — 이번 사건이 남겨야 할 숙제

이번 일을 단순히 "도마뱀 한 마리가 탈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하기엔 남겨진 질문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사건의 핵심은 탈출 자체가 아니라, 탈출이 일어났을 때 대응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가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현행 야생생물법은 사육 시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탈출이나 유기가 발생했을 때 사육자의 책임 범위와 행정기관의 대응 절차가 얼마나 명확하게 규정돼 있는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수원시가 열흘 넘게 수색을 이어가는 동안 사육자에 대한 법적 책임은 아직 포획 전이라는 이유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공백이 문제입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특이 동물 사육 문화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색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충류, 양서류, 대형 포식성 동물을 사육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동물들은 "관리만 잘 하면 괜찮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성체가 됐을 때의 크기와 행동 패턴, 필요한 사육 환경의 규모는 처음 기대와 상당히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외래 침입종(Invasive Species)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외래 침입종이란 원래 서식하지 않던 지역에 유입되어 기존 생태계를 교란하는 종을 말하는데, 나일왕도마뱀이 국내 자연환경에 정착하기 시작하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제도적으로는 세 가지 방향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육 허가 단계에서의 사전 심사 강화, 탈출·유기 시 사육자의 포획 의무 및 비용 부담 명문화, 그리고 야생동물 포획 전문 인력과 장비의 지자체 상시 확보입니다. 이번처럼 열흘 넘게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결국 더 커집니다.

탈출·유기 시 사육자 책임과 행정 대응 절차가 불명확한 현행 체계를 보완하고, 특이 동물 사육 전반에 대한 제도적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나일왕도마뱀은 사람을 공격하나요?

A. 일반적으로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습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약한 독성을 보유하고 있어 물릴 경우 상처 부위에 염증과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협을 느꼈을 때 방어적으로 반응할 수 있으므로, 발견 시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나일왕도마뱀을 개인이 합법적으로 키울 수 있나요?

A. 야생생물법에 따른 신고 절차를 이행하면 법적으로 사육이 가능합니다. 다만 CITES 2급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입양·수입·양도·양수 시 환경부 규정에 따른 신고가 필수이며, 신고 없이 보유하면 법률 위반에 해당합니다.

Q. 광교 도마뱀은 왜 열흘째 못 잡고 있나요?

A. 나일왕도마뱀의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고 풀숲과 하천 주변 지형에 숨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19일에는 시 관계자가 직접 목격했지만 순식간에 달아났고, 수원시는 생닭과 쥐를 넣은 포획틀 7개를 추가 설치했으며 국립생태원에 네트건을 요청해 포획을 시도 중입니다.

Q. 도마뱀이 탈출하면 사육자에게 법적 책임이 있나요?

A. 현재까지 경찰은 자진 신고한 A씨를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이며, 정식 입건 여부는 포획 후 소유 관계가 확인된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탈출 자체에 대한 책임 조항은 현행법상 명확하지 않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Q. 나일왕도마뱀이 야생에 정착하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나일왕도마뱀은 외래 침입종으로 분류될 경우 기존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고기, 개구리, 소형 포유류를 포식하기 때문에 국내 토착 소형 동물 개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온난화로 인해 국내 기후가 서식에 적합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입니다.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일왕도마뱀의 안전한 포획입니다. 주민들이 쇠죽골천 산책로를 다시 편하게 걸을 수 있으려면 그게 먼저입니다. 그 다음이 책임 소재 확인이고, 그 다음이 제도 개선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는 건 도마뱀 한 마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희귀 야생동물을 개인이 사육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제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이번 광교 나일왕도마뱀 사건이 그 공백을 메우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545840?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