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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통계를 처음 봤을 때 잠깐 멈칫했습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675만여 명 중에서 소득인정액이 0원인 분이 117만 명을 넘는다는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수급자 5명 중 1명 이상이 사실상 기초연금에 생계를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라는 걸, 이 숫자가 조용하게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소득인정액 0원, 숫자의 무게를 제대로 읽는 법

기초연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도 처음엔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이 있으니 어느 정도 버티지 않을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국회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 소득인정액 분포 현황' 자료를 들여다보고 나서 그 생각이 꽤 순진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 675만 8,487명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0원인 노인은 117만 712명, 전체의 17.42%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여기서 소득인정액이란 근로·사업·연금 등 각종 소득에 주택·토지·금융자산 같은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더한 뒤, 다양한 공제 항목을 적용해 최종 산출하는 행정상의 기준 소득입니다. 쉽게 말해 실제 통장 잔액이 아니라, 정부가 '이 분의 한 달 경제 능력은 이 정도'라고 평가하는 수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인정액 0원이 '가진 게 한 푼도 없다'는 뜻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이 숫자만 보고 '117만 명이 아무것도 없다'고 단정하면 실제 노인 빈곤 실태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통계가 가볍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소득인정액이 월 10만원 이하인 수급자를 모두 합치면 145만 8,948명으로 전체의 21.59%에 달합니다. 기초연금 수급자 100명 중 21명 이상이 공제를 최대한 적용해도 한 달 소득인정액이 10만원조차 되지 않는 구간에 몰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득인정액이 월 100만원 이하인 수급자는 412만 1,144명으로 전체의 60.98%, 즉 10명 중 6명 이상입니다. 제 경험상 이 숫자들은 통계표 안에 가만히 있을 때보다 이렇게 문장으로 풀어 쓸 때 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지역별로 보면 소득인정액 0원 수급자는 경기도가 25만 5,338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18만 3,656명, 부산 9만 5,340명 순입니다. 비율로는 인천이 19.85%로 1위, 서울 18.66%, 경기 18.27%가 뒤를 잇습니다. 물가가 높은 수도권 대도시에 저소득 고령 인구가 밀집해 있다는 현실이 숫자로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 소득인정액 0원 수급자: 117만 712명 (전체의 17.42%)
  • 소득인정액 월 10만원 이하 수급자: 145만 8,948명 (21.59%)
  • 소득인정액 월 100만원 이하 수급자: 412만 1,144명 (60.98%)
  • 소득인정액 월 200만원 초과 수급자: 96만 7,299명 (14.31%)
요약: 기초연금 수급자의 60% 이상이 소득인정액 월 100만원 이하로, 기초연금이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소득원임을 수치가 보여준다.

 

수급자 안에도 격차가 있다, 제도 개편의 진짜 핵심

이번 통계에서 제가 오히려 더 눈여겨본 부분은 수급자 내부의 격차였습니다. 한쪽에는 소득인정액 0원인 분이 117만 명인데, 반대편에는 소득인정액이 200만원을 초과하는 수급자도 96만 7,299명(14.31%)이나 됩니다. 같은 '기초연금 수급자'라는 울타리 안에 경제적 상황이 이렇게 다른 분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제겐 오히려 0원이라는 숫자보다 더 복잡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행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상대적 목표 수급률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여기서 상대적 목표 수급률 방식이란 매년 노인 가구의 소득 수준 변화를 반영해 선정기준액을 조정하고, 전체 노인의 일정 비율(현재 70%)이 수급 대상에 포함되도록 유지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2024년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월 213만원이었고, 2025년에는 228만원, 2026년에는 247만원으로 인상됐습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이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해 형편이 더 어려운 노인에게 급여를 더 많이 지급하는 최저소득보장 방식, 흔히 '하후상박' 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최저소득보장 방식이란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부족한 만큼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저소득층일수록 수급액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재정 부담이 커지는 현실에서 한정된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취지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정책 논의는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후상박 방식 자체는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실제로 설계할 때는 복잡한 문제들이 따라옵니다.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소득인정액이 높게 산정되는 경우처럼, 소득인정액이라는 숫자가 노년의 실제 생활 여건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제도의 사각지대입니다. 수급 요건을 충족하고도 제도를 모르거나, 직역연금 배제 조항이나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와의 연계 문제로 신청을 못 하는 노인이 17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서 직역연금이란 공무원·사학·군인연금처럼 국민연금과 별도로 운영되는 특수 직역의 연금을 말하는데, 이 연금을 받거나 받은 이력이 있으면 기초연금 수급에서 제외되거나 감액되는 조항이 있습니다. 지급 범위를 조정하기 전에, 받아야 할 사람이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약: 수급자 내부의 소득 격차를 감안하면 '하위 70% 일괄 지급' 방식보다 취약계층에 더 두텁게 지급하는 최저소득보장 방식으로의 전환이 논의되지만, 사각지대 해소가 선행 과제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득인정액 0원이면 정말 아무 재산도 없다는 뜻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인정액은 실제 재산이나 소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게 아니라, 각종 공제 항목을 적용한 뒤 산출하는 행정상의 기준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기본재산공제, 금융재산 공제 등을 적용하고 나면 일정 수준의 재산이 있어도 소득인정액이 0원으로 산출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는, 이 숫자만 보고 '재산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면 실제 상황을 다르게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매년 바뀌나요?

A. 네, 매년 노인 가구의 소득과 공적연금 수급액 상승 등을 반영해 조정됩니다. 2024년 단독가구 기준 월 213만원이었던 선정기준액은 2025년 228만원, 2026년 247만원으로 인상됐습니다. 소득 하위 70%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액을 매년 조정하는 상대적 목표 수급률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Q. 직역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못 받나요?

A.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권자나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일부 예외 조항이 있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수급 가능 여부는 국민연금공단이나 거주 지역 주민센터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Q. 하후상박 방식으로 바뀌면 기존 수급자는 어떻게 되나요?

A. 아직 구체적인 법 개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구 제안 단계입니다. 하후상박 방식은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받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수급자는 급여가 줄어드는 구조인데, 실제 도입 시에는 점진적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도 변화가 확정되면 국민연금공단 공식 채널을 통해 본인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이번 통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제가 다시 느낀 건, 노후 준비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초연금 수급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소득인정액 월 100만원 이하라는 현실은, 지금 소득이 있을 때 조금씩이라도 준비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기초연금 몇십만원이 생각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경고처럼 읽혔습니다.

제도 차원에서는 '70%에게 똑같이 줄 것인가, 더 어려운 분에게 더 많이 줄 것인가'라는 선택이 앞으로의 핵심 논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논의가 단순히 지급 대상을 줄여 재정을 아끼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받아야 할 175만 명의 사각지대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서, 실제 생활 수준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3044936?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