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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일부터 보이스피싱으로 가상자산을 빼앗긴 피해자도 법적으로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게 왜 이제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만큼 관련 피해 사례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환급 제도: 가상자산 피해 회복, 어떻게 달라지나

금융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 환급(被害 還給)의 범위를 가상자산까지 확장한다는 것입니다.
피해 환급이란 범죄로 인해 빼앗긴 금전이나 자산을 피해자에게 되돌려주는 절차를 말합니다.
기존에는 현금성 자산, 즉 은행 계좌 이체 피해에만 적용되던 제도가 이번 개정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까지 포함됩니다.

구체적인 환급 방식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자가 빼앗긴 가상자산의 종류와 수량을 기준으로 동일한 자산을 돌려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 피해자가 빼앗긴 자산과 범죄자의 계좌에 남아있는 자산의 종류가 다를 경우, 계좌에 남은 자산의 형태로 환급됩니다.
  • 탈취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이미 매도(賣渡)된 경우, 즉 범죄자가 팔아치운 경우에는 그 매도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서 매도란 보유한 가상자산을 거래소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는 행위를 뜻합니다.
범죄자들이 자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빠르게 현금화하는 방식을 자주 쓰는데, 이번 개정안은 그 경우까지 감안해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직접 관련 뉴스를 꾸준히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피해자들이 얼마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지입니다.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매년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피해 구제 제도는 그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2023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수조 원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그 규모에 비해 피해 회복 제도가 이렇게 늦게 정비됐다는 사실이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방 시스템: 제도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환급 제도가 생긴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서 한 가지 현실적인 우려를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춰져도,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탈취한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로 신속하게 이전하거나, 자금 세탁(資金 洗濯) 과정을 거칩니다.
자금 세탁이란 범죄로 얻은 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여러 계좌나 자산을 거쳐 세탁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러 거래소와 지갑을 거친 뒤에는 추적 자체가 극도로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경우 개정안이 적용되더라도 실제 환급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도의 완성도보다 실제 집행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죄자가 자산을 이미 다른 나라의 거래소로 옮긴 뒤에는 법적 환급 권리가 있어도 손 쓸 도리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제도 개선과 함께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은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의 고도화입니다.
FDS란 금융 거래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AI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하고 있어, 이 감지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만 8천여 건에 달했습니다(출처: 경찰청).

저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사후 보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피해를 막는 것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사후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도, 범죄 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피해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소의 즉각적인 지급 정지 권한 강화, 금융기관 간 정보 공유 확대, 그리고 사용자 교육까지 여러 층위의 대응이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법 개정은 피해자 보호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보이스피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과 기술, 금융기관의 대응이 함께 발전해야 실질적인 피해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당장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낯선 번호로 오는 금융 관련 요청에는 반드시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또는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관련 전문가나 금융기관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