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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올해 1만 8천 원을 넘어섰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5% 가까이 오른 수치입니다. 저도 올해 복날 삼계탕집 앞에서 메뉴판을 보다가 그냥 발걸음을 돌린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달라진 복날 문화 속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보양식을 고를 수 있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봤습니다.

삼계탕 가격, 얼마나 올랐을까
삼계탕은 오랫동안 복날의 대명사였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즉 뜨거운 것으로 더위를 다스린다는 원리에 가장 잘 맞는 음식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여기서 이열치열이란 체온을 인위적으로 높여 발한(發汗)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체온 조절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더울 때 뜨거운 음식을 먹어 땀을 내고 오히려 시원하게 만든다는 전통 의학적 개념입니다.
문제는 그 삼계탕 가격이 해마다 부담스럽게 올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 기준 삼계탕 평균 가격은 2022년 1만 4,577원에서 2025년 1만 8,154원으로, 3년 만에 약 24.5% 상승했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가족 4명이 함께 먹으면 외식 한 끼에 7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예전에는 복날이면 당연히 삼계탕집에 줄을 섰는데, 요즘은 그 줄이 조금 짧아진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데이터포털 자료에서도 지난달 삼계탕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0% 추가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출처: 국가데이터포털).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맞물린 구조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삼계탕 대신 무엇을 먹을까
복날 보양식 시장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건 치킨입니다.
서울 강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복날 주문량이 평소 주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삼복 기간을 겨냥한 '복버켓' 같은 한정 메뉴를 내놓고 있을 정도입니다.
장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장어에는 뮤신(Mucin)이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뮤신이란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당단백질입니다. 쉽게 말해 더위에 지쳐 약해진 소화 기능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작년 중복에 가족들과 장어구이를 먹었는데, 솔직히 삼계탕보다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몸이 든든해지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거든요.
이마트에서는 완도산 활전복이나 손질 민물장어를 할인 판매하고, 롯데마트 델리코너에서는 통장어구이와 장어덮밥을 선보이는 등 유통업계도 이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복날 보양식의 선택지가 넓어진 건 소비자 입장에서 분명히 반길 만한 변화입니다.
가성비 보양식, 편의점이 답이 될 수 있다
외식 물가가 이렇게 오르다 보니, 편의점 보양식이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됐습니다.
GS25는 민물장어·오리·함박스테이크로 구성한 도시락을 6,900원에 내놨고, CU는 보양 삼계 버거(4,700원), 보양 삼계 삼각김밥(2,000원), 보양 장어 삼계밥(5,500원)을 출시했습니다. 이마트24도 장어 지라시스시 도시락을 9,900원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편의점 보양식이 늘어난 배경에는 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이 있습니다.
HMR이란 가정 간편식, 즉 조리 없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조된 식품 카테고리를 말합니다. 복날 특수를 겨냥한 편의점 HMR 매출은 2023년 28.5%, 2024년 25.1%, 2025년 19.8%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성장 폭이 다소 줄었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제가 직접 편의점 도시락으로 복날을 보내본 적이 있는데, 기대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물론 삼계탕집의 그 깊은 국물 맛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가격 대비 만족감은 충분했습니다. 편의점 보양식을 선택할 때 참고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백질 함량: 닭고기, 장어 등 주재료의 실제 함량 확인
- 나트륨 수치: 더운 날 나트륨 과다 섭취는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음
- 칼로리 구성: 탄수화물 위주보다 단백질·지방 균형이 잡힌 메뉴가 보양에 가까움
복날의 진짜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복날이 상업적인 이벤트로만 소비되는 현상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보양식'이라는 이름 하나만 붙어도 가격이 뛰어오르는 현상을 보면, 복날이 건강을 챙기는 날이라기보다 외식 특수일이 된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복날의 한의학적 개념은 삼복(三伏)에 해당합니다. 삼복이란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여름 기간 중 음기(陰氣)가 양기(陽氣)에 의해 억눌리는 시기를 뜻하며, 이때 몸의 기력이 떨어지기 쉬워 보양이 필요하다고 보는 전통 절기 개념입니다. 결국 핵심은 특정 음식이 아니라, 기력 회복 자체에 있는 셈입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삼계탕이든 치킨이든 편의점 도시락이든, 자신의 몸 상태와 예산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단백질 보충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비싼 보양식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복날 한 끼에 무리하게 지출하는 것보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게 꾸준히 잘 먹고 잘 쉬는 쪽이 제가 생각하는 진짜 보양입니다.
이번 복날만큼은 메뉴판 앞에서 고민하지 마시고,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 가장 부담 없는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전문적인 영양·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