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삼성전자 주가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요즘은 어느새 스마트폰이나 가전 이야기보다 HBM, 파운드리 수율 같은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최근 KB증권 리포트를 접하고 나서 한동안 HBM4 매출 전망과 2나노 수율 개선 수치를 반복해서 들여다봤는데요. 숫자만 보면 분명히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그게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BM4 매출 전망, 숫자의 무게를 따져봤습니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33%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HBM이란 AI 가속기나 GPU에 직접 붙여 쓰는 초고속·초고용량 메모리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쉽게 말해 AI 서버의 '혈관' 역할을 하는 메모리라고 보면 됩니다(출처: 매일경제).
KB증권은 4분기 점유율이 4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HBM4가 전체 HBM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 근거입니다.
'3배 증가'라는 숫자는 분명 강렬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든 생각은 '전분기 기저가 얼마였을까'였습니다. 기준이 작은 상태에서 3배가 된 것과 이미 큰 매출 위에서 3배가 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숫자보다 점유율이 실제로 40% 근처까지 올라오는지, 그리고 HBM4 공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4 본격 양산과 함께 주요 고객사에 HBM4E 샘플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HBM4E란 HBM4의 확장(Extended) 버전으로, 대역폭과 용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차세대 제품입니다. 차세대 HBM인 zHBM에 대한 로드맵까지 공개된 상황인데, zHBM은 발열 문제를 줄이고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바라볼 때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HBM이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동안 SK하이닉스가 먼저 치고 나가면서 삼성전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계속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만, 아직 '완전히 따라잡았다'고 말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는 생각도 여전히 듭니다.
- HBM 시장 점유율: 2026년 2분기 33% → 4분기 40% 수준 목표
- 3분기 HBM4 매출: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 전망
- 하반기 HBM4 비중: 전체 HBM 매출의 60% 이상 예상
- 제품 로드맵: HBM4 양산 → HBM4E 샘플 공급 → zHBM 로드맵 확보
파운드리 수율 개선, 제가 더 주목한 신호
제가 이번 내용에서 HBM보다 오히려 더 눈여겨본 부분은 파운드리 수율 개선이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생산 수율이 80% 이상으로 안정화됐고, 2나노 GAA 수율도 70%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출처: 삼성 파운드리).
여기서 수율이란 생산한 반도체 중 실제로 정상 제품으로 쓸 수 있는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수율이 50%라면 100개를 만들어도 50개만 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율이 낮으면 원가가 올라가고, 고객사 입장에서는 납기와 가격 경쟁력 모두 불안해집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아무리 앞선 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수율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제 사업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걸 이 숫자를 보면서 다시 실감했습니다.
특히 2나노 GAA 수율이 연초 50% 미만에서 70% 이상으로 올라온 것은 제 경험상 꽤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여기서 GAA(Gate-All-Around)란 트랜지스터 구조를 기존 핀펫(FinFET)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술로, 전류 누설을 줄이고 집적도를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쉽게 말해 더 작고 효율적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구조적 전환입니다.
반년도 안 되는 기간에 수율이 이 정도 폭으로 개선됐다는 건, 단순히 수치 하나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공정 전체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물론 수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형 고객사 주문을 실제로 확보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KB증권도 미국 대형 고객사 확보가 연내 가시화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확보 가능성과 실제 계약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수율 개선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파운드리 수익성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2나노 수율이 오르면 HBM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 경쟁력까지 함께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베이스다이란 HBM 패키지 아래 붙어 메모리 스택을 제어하고 외부 칩과 통신하는 핵심 로직 칩을 말합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가진 구조가 바로 이 지점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KB증권은 파운드리 사업이 2026년 3분기부터 4나노 LPU 양산 본격화와 수율 안정화에 힘입어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 파운드리, 패키징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 역량을 갖춘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도 이 맥락에서 주목할 부분입니다. 다만 저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설명이 강점인 동시에, 그만큼 검증해야 할 변수도 많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HBM4 매출이 3배 증가한다는데, 실제로 믿어도 되나요?
A. 3배라는 숫자 자체는 증권사 전망치로, 이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전분기 기저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함께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도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절대적인 매출 규모보다 점유율이 실제로 40% 수준까지 올라오는지를 더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증권사 전망은 방향성 참고에 유용하지만 실제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삼성 파운드리 2나노 수율이 70% 넘었다는데, TSMC랑 비교하면 어느 수준인가요?
A. KB증권은 4나노 수율이 사실상 TSMC와 경쟁 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나노는 연초 50% 미만에서 빠르게 개선 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TSMC가 2나노 양산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시각도 여전히 많습니다. 수율 수치보다 실제 대형 고객사 확보와 양산 안정성이 최종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Q. 삼성전자 파운드리 흑자 전환, 언제쯤 가능한가요?
A. KB증권은 2026년 3분기부터 4나노 LPU 양산 본격화와 수율 안정화가 맞물리며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과 실제 흑자가 확정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국 대형 고객사 수주 여부가 시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HBM과 파운드리를 함께 보는 '턴키 솔루션'이 왜 중요한가요?
A. 턴키 솔루션이란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한 업체가 모두 제공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AI 반도체가 점점 고객 맞춤형으로 발전하면서, 각각의 공급사를 따로 관리하는 것보다 하나의 업체에서 통합 공급을 받는 방식이 고객사 입장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이 구조를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꼽히는데, 이게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의 핵심입니다.
결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HBM4 매출 증가 전망과 2나노 수율 개선, 그리고 파운드리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방향성은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리포트를 보면서 계속 떠올린 건,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실제 실적과의 간격을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발표되는 HBM 점유율 수치와 파운드리 수주, 그리고 실제 영업이익이 이 방향성을 뒷받침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의 진짜 반전은 전망치가 아니라 실적으로 증명될 때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