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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을 열었다가 예금 금리가 3%대인 걸 보고 한숨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방송인 송은이가 1993년에 가입한 은행 연금저축의 당시 이율이 20%대였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숫자를 잘못 읽은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 상품을 30년 넘게 그대로 유지했고, 현재도 이율이 10%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수익률보다 제 눈을 끈 건 "은행에서 여러 차례 해지를 권유받으면서도 버텼다"는 그 한 줄이었습니다.
30년 전 고금리,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어떤 의미일까
1993년이면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입니다. 그때 은행 창구에서 월급 20만 원을 받아 적금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처음에는 '그 시절엔 다 그랬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그 시기 금융 데이터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맥락이 훨씬 복잡했습니다.
1990년대 초반 한국의 시중금리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과거 기준금리 추이를 보면(출처: 한국은행), 1990년대 초 콜금리와 시중은행 수신금리는 10~15%대가 일반적이었고, 일부 상품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여기서 콜금리란 은행끼리 초단기로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로, 시중 금리 전반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됩니다.
즉, 당시 20%대 이율은 지금 기준으로 20%가 아닙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시절의 20%라는 점에서, 실질금리, 다시 말해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진짜 구매력 상승분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모르고 '1993년 20% 적금 = 엄청난 부자의 비밀'이라고 받아들이면 오해가 생깁니다.
제가 이 부분을 특히 짚고 싶었던 이유는, 비슷한 기사를 볼 때마다 "그 시절 상품을 지금 내가 찾을 수 있을까"라는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가는 경우를 종종 봤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상품은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에서 진짜 배울 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 1993년 20%대 이율은 당시 고금리 시대의 산물이며, 지금의 20%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 실질금리(명목금리 - 물가상승률)를 고려하면 실제 구매력 증가폭은 숫자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 현재 적용 이율이 10%대라는 사실은, 금리가 낮아진 환경에서도 상품 자체가 유리한 조건을 유지했다는 의미입니다
복리 습관이 진짜 무기가 된 이유
제가 처음 적금을 들었을 때 가장 크게 착각했던 게 있습니다.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으면 다 된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더 좋아 보이는 상품이 나올 때마다 손이 먼저 움직이더라고요. 특판 적금이 뜨면 갈아타고, 금리 비교 앱을 들여다보며 0.1%포인트라도 높은 걸 찾아다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인 것 치고 남은 게 별로 없었습니다.
송은이의 사례에서 실제로 힘을 발휘한 건 복리 효과였다고 봅니다. 복리(Compound Interest)란 원금뿐 아니라 이미 발생한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작아 보여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속도가 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시간'입니다. 복리는 운용 기간이 길수록 기하급수적으로 효과가 커지는데, 이를 나타내는 개념이 바로 복리 기간(Compounding Period)입니다. 같은 금리라도 이자가 월 단위로 복리로 쌓이는 상품과 단순히 연 단위로만 계산되는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벌어집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이 차이가 얼마나 커지는지는,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자료에서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그러니까 송은이가 공개한 연금저축 누적 수익률 30%대라는 숫자는, 단순히 금리가 높아서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정확히 어떤 기간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인지는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30년 넘게 해지하지 않고 버텼다는 사실 자체가 복리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좋은 상품을 고르는 것보다 고른 상품을 끝까지 들고 가는 쪽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연금저축, 지금 내 상황에서 어떻게 볼까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거든요. 30년 전 고금리 연금저축을 지금 다시 가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금저축이라는 금융상품 자체는 지금도 존재하고, 현재 시점에서 의미 있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현재의 연금저축펀드나 연금저축보험은 과거 고금리 시절의 상품과 구조가 다르지만, 세액공제(Tax Deduction) 혜택이 핵심입니다. 세액공제란 납입한 금액의 일부를 실제 납부해야 할 세금에서 직접 빼주는 제도로, 단순히 과세 대상 소득을 줄이는 소득공제와는 다릅니다. 연간 최대 400만 원(ISA 연계 시 600만 원)까지 납입액의 13.2~16.5%를 세금에서 돌려받을 수 있어, 이것만으로도 연 수익률 환산 시 적지 않은 효과가 납니다.
제가 직접 연금저축펀드를 운용해봤는데, 처음에는 세액공제가 그렇게 체감이 안 됐습니다. 그런데 연말정산 환급 명세서를 받고 나서야 '아, 이게 실질적인 수익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납입과 동시에 이미 수익이 일부 확정된다는 감각은, 그냥 적금을 드는 것과는 심리적으로 다릅니다.
물론 연금저축은 55세 이전에 해지하면 기타소득세(16.5%)가 붙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 유동성이 필요한 자금을 여기에 몰아넣으면 곤란합니다. 제 경우엔 생활비 3개월치를 별도로 확보해두고 그 이상의 여유 자금 일부를 연금저축에 넣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상품을 고르기 전에 내 자금 흐름을 먼저 파악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송은이 적금 이율 20%가 지금도 유지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가입 당시인 1993년 이율이 20%대였고, 현재 적용되는 이율은 10%대 수준이라고 본인이 직접 밝혔습니다.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환경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30년 전 조건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고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지금 20%짜리 적금을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A. 현재 일반 시중은행에서 연 20% 이율의 정기적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 초반은 시중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조건입니다. 지금은 그 시절 상품을 찾기보다 현재 조건에서 세액공제나 복리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Q. 연금저축 누적 수익률 30%대면 좋은 건가요?
A. 어떤 기간과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30년 이상 운용한 누적 수익률이라면 연환산 수익률은 그보다 훨씬 낮을 수 있습니다. 단기 수익률과 누적 수익률은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숫자 하나만 보고 성과를 단정하기보다는 운용 기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연금저축, 지금 시작해도 의미 있을까요?
A. 제 경험상 시작 시점이 빠를수록 복리 효과와 세액공제 혜택을 더 오래 누릴 수 있습니다. 연간 최대 400만 원 납입액에 대해 13.2~16.5%의 세액공제가 적용되므로, 수익을 내기 전에 이미 절세 효과로 일부 수익이 확정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55세 이전 해지 시 불이익이 있으므로 단기 자금과는 반드시 구분해서 운용해야 합니다.
결론
송은이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20% 적금'이라는 숫자에 먼저 눈이 갔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정리해보니, 정작 핵심은 그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은행의 해지 권유에도 흔들리지 않고 30년 넘게 유지한 것, 그것이 복리 효과를 온전히 작동시킨 진짜 이유였습니다.
재테크에서 가장 어려운 건 좋은 상품을 찾는 것보다 그 상품을 오래 지켜내는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가 가입한 연금저축이나 적금의 조건이 뭔지, 장기 유지 시 어떤 효과가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보는 것이 출발점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