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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쓰는 것만으로 전화를 받고, 눈앞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AI 비서와 대화하는 시대가 정말 오는 걸까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쯤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내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AI 글래스를 공개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문득 10년 전 처음 스마트워치를 봤을 때의 감각이 떠올랐습니다.

스마트 글래스 시장, 지금 어디까지 왔나
제가 직접 겪어보니,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비슷한 반응이 있습니다.
"저게 실제로 팔리겠어?" 스마트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고, 무선이어폰이 나왔을 때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운동할 때도, 요리할 때도 그 기기들 없이는 좀 불편할 정도가 됐습니다.
현재 스마트 글래스 시장은 메타가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메타의 시장 점유율은 85.2%에 달합니다(출처: 옴디아).
이 수치는 단순히 메타가 잘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 경쟁자가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구도가 올 하반기부터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삼성전자가 젠틀몬스터, 워비파커와 협업해 AI 글래스 2종을 내놓고, 내년에는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웨어러블(Wearable)이란 몸에 착용하는 형태의 스마트 기기를 통칭하는데, 쉽게 말해 스마트워치나 무선이어폰처럼 신체에 밀착되어 작동하는 기기 전반을 가리킵니다. 이 웨어러블 카테고리 안에서 스마트 글래스가 얼마나 빠르게 자리를 잡을지가 앞으로 2~3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시장 규모 자체도 상당합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전망에 따르면, 올해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3,500억 원) 수준인 글로벌 스마트 글래스 시장이 2035년에는 103억 달러(약 15조 1,500억 원)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출처: 글로벌마켓인사이트). 이 수치를 보면 단순한 IT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 전체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옵니다.
애플과 삼성의 기능,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
삼성 AI 글래스에서 제가 특히 눈여겨본 부분은 배터리 스펙입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충전 케이스를 활용하면 총 7회 추가 충전까지 됩니다.
안경을 하루 종일 쓰는 제 입장에서는 이 수치가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게, 두께, 균형감, 내구성에 특히 공을 들였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첫 세대 웨어러블은 기능을 잔뜩 집어넣느라 실제 착용감이 엉망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애플 AI 글래스는 스피커, 마이크, 카메라,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시리(Siri)와 연동한 음성 인터페이스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초 내년 초 출시 예상이었던 일정이 사생활 침해 우려로 다소 미뤄졌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애플조차도 이 문제를 쉽게 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두 제품을 비교해 보면 현재 공개된 스펙 기준으로 주요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삼성 AI 글래스: 올해 하반기 출시, 젠틀몬스터·워비파커 디자인, 최대 9시간 배터리, 카메라 내장으로 시야 기반 AI 활용 가능
- 애플 AI 글래스: 2026년 6월 WWDC 공개 예정, Siri 연동 음성 인터페이스, 카메라·마이크·스피커 탑재, 정식 판매는 내년 말 예상
-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현재 시장 점유율 85.2%, 기존 선점 효과
여기서 WWDC란 애플이 매년 6월 개최하는 세계개발자회의(World 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가리키는데, 쉽게 말해 애플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방향을 전 세계에 처음 공개하는 연례 발표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다는 것은 단순한 루머가 아니라 상당히 구체화된 출시 계획이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사생활 문제,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크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새 IT 기기가 나올 때마다 개인정보 우려가 나오지만, 대부분은 금방 잊혀지곤 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도, 스마트 스피커가 나왔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죠. 그런데 AI 글래스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스마트폰은 꺼내야 촬영할 수 있다는 암묵적 신호가 있습니다.
하지만 안경 형태의 기기는 착용만 해도 카메라와 마이크가 항상 활성화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상대방은 자신이 촬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도, 카페에서 옆에 앉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이 자주 언급됩니다.
GDPR이란 유럽연합이 시행 중인 개인정보 보호 규정으로, 쉽게 말해 기업이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활용하는 것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률입니다. 애플이 출시 일정을 늦춘 이유 중 하나도 이처럼 각국의 개인정보 규제 환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건 기능이 아닙니다.
화려한 스펙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건 얼마나 자연스럽고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혁신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가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진 제품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 공통점은 기술은 앞서 있었지만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능 경쟁만큼이나 사생활 보호 설계, 즉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rivacy by Design) 원칙이 얼마나 제품 안에 녹아드는지가 이 시장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이란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기본값으로 내장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사후에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구조 안에 넣는 것이죠.
결국 AI 글래스가 스마트폰 이후의 핵심 기기가 될 수 있을지는 기술 완성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용자가 안경을 쓰고 거리를 걸을 때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는 확신, 그 신뢰가 쌓이는 속도가 시장의 속도를 결정할 것입니다. 저는 이 경쟁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삼성 AI 글래스 출시 소식부터 먼저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78981?ntype=RANK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