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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크면 잘 버는 회사일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실적 자료를 들여다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SK하이닉스 다음 자리에 삼성전자가 아닌 게임사 시프트업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률 순위는 매출 순위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2위가 아닌 이유 — 배경과 맥락
"하닉 다음은 당연히 삼전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도 처음엔 그렇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6년 상반기 결산실적'을 보고 나서 예상이 빗나갔다는 걸 바로 알았습니다(출처: 이데일리).
이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634개사의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19.41%로, 전년 동기 대비 12.3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순이익률도 19.33%를 기록하며 13.58포인트 개선됐습니다.
여기서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뺀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즉 얼마나 팔았느냐가 아니라 팔아서 실제로 얼마를 남겼느냐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영업이익률 순위 1위는 SK하이닉스(74.42%), 2위는 시프트업(48.16%), 3위는 삼성전자(48.05%)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프트업이 삼성전자를 0.11%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꽤 오래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 코스피 상장사 634개사 상반기 영업이익률: 19.41% (전년비 +12.35p)
- 순이익률: 19.33% (전년비 +13.58p)
- 영업이익률 1위 SK하이닉스 74.42%, 2위 시프트업 48.16%, 3위 삼성전자 48.05%
- 삼성·SK하이닉스 제외 시에도 코스피 영업이익률 9.17% 기록
74% vs 48% — 수치 뒤에 숨은 구조 분석
SK하이닉스의 74.42%라는 수치는 제가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믿기 어려운 숫자였습니다.
1만 원짜리 제품을 팔면 7,442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가 가능한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있습니다. HBM이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부품입니다.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것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을 전년 동기 대비 32.65포인트나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40.66포인트 상승하며 48.05%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제 경험상 삼성전자 실적을 볼 때 DS(반도체) 부문과 MX(스마트폰) 부문을 나눠서 봐야 하는데, 이번 반등의 대부분은 반도체 쪽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시프트업의 경우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합니다.
게임 산업은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 전까지는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집중되지만, BEP를 넘어선 이후에는 추가 판매에 드는 한계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이란 총수입과 총비용이 일치하는 지점으로, 그 이상 팔수록 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가 높은 영업이익률로 연결됩니다. 다만 시프트업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2.93포인트 감소했는데, 게임 흥행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밖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을 보면 한미반도체(45.95%), 에스케이바이오팜(39.31%), 산일전기(37.37%), 크래프톤(36.54%), 명인제약(35.56%), 더블유게임즈(33.33%), 셀트리온(30.47%) 순이었습니다. 반도체 장비, 바이오, 게임, 제약이 고루 포진해 있다는 점이 제게는 꽤 의미 있게 읽혔습니다.
높은 이익률을 어떻게 투자 판단에 활용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좋은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영업이익률은 특정 시점의 스냅샷이지,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섹터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업종으로, 수요 사이클에 따라 이익률이 몇십 포인트씩 오르내리는 구조입니다.
SK하이닉스가 전년 대비 32.65포인트나 올랐다는 것은, 반대 방향도 그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2022~2023년 반도체 업황 침체기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건, 그때 영업이익률이 높았던 기업들이 1~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시프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사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타이틀 흥행 여부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다음 타이틀이 성공하지 못하면 이익률은 급락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올해 수치가 높다고 해서 기업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도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률이 9.17%를 기록했다는 점은 다르게 읽힙니다.
제 판단으로는 특정 대기업 의존도 없이 중간 규모 기업들의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반도체 사이클 수혜가 아니라 기업 체질 개선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영업이익률은 여러 투자 판단 지표 중 하나입니다.
순이익률, 부채비율, 잉여현금흐름(FCF) 같은 지표와 함께 봐야 진짜 기업 체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이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뺀 실질 여유 현금으로, 기업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번 자료를 보면서 저도 앞으로는 매출액보다 "팔아서 얼마를 남겼고, 그 이익이 지속 가능한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기업인가요?
A.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수익성이 좋은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업종과 시기를 함께 봐야 합니다.
반도체나 게임처럼 사이클이 뚜렷한 업종은 특정 시점에 수치가 크게 부풀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이나 잉여현금흐름(FCF) 같은 지표와 함께 비교해야 기업의 실질 체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Q. 시프트업이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게 말이 되나요?
A. 숫자 자체는 맞습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시프트업 48.16%, 삼성전자 48.05%로 0.11포인트 차이입니다.
게임 산업은 흥행 타이틀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추가 판매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어 영업이익률이 급등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시프트업은 전년 대비 12.93포인트 감소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Q.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74%가 가능한 이유가 뭔가요?
A.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수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단가가 훨씬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 판매량이 늘수록 이익률이 빠르게 올라갑니다.
전년 동기 대비 32.65포인트 상승이라는 수치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Q.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빼면 코스피 기업들 실적은 어떤가요?
A. 두 기업을 제외해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률은 9.17%, 순이익률은 8.55%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6포인트, 4.07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도체 대기업에만 의존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결론
이번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하나였습니다. 기업 이름이나 매출 규모보다 "팔아서 실제로 얼마를 남겼는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 대기업임에도 게임사 시프트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았다는 사실은, 규모와 수익성이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다만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고 무조건 낙관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사이클, 게임 흥행 사이클처럼 수익성이 급변할 수 있는 업종일수록 현재 수치보다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앞으로 기업 실적을 볼 때는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잉여현금흐름(FCF)을 함께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6354067?cds=news_media_pc&type=edi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