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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데이터를 처음 봤을 때 "설마 이 정도일까" 싶었습니다. 막연하게 요즘 술자리가 줄었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실제로 수치가 나오니 생각보다 훨씬 가팔랐습니다. 2023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20대의 일반주점 이용 건수가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20대 술집 이탈, 숫자로 보니 더 선명했습니다
NH농협은행이 개인카드 고객 738만 명의 결제 데이터 1억 2,7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일반주점 이용 건수는 2023년 상반기 대비 34% 줄었고 이용 금액도 30% 감소했습니다(출처: NH농협은행). 전체적으로도 줄었지만, 연령대별로 뜯어보면 편차가 꽤 컸습니다.
2023년 상반기를 지수 100으로 놓았을 때, 올해 20대의 일반주점 이용 지수는 48이었습니다. 30대가 65, 40대가 60, 50대가 76이었으니 20대의 이탈이 가장 가팔랐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109로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여기서 '이용 지수'란 특정 기준 시점의 소비 건수를 100으로 설정하고 비교 시점의 상대적 변화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지수가 48이면 기준 시점의 절반 수준밖에 이용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 지수를 보고 나서야 제가 막연하게 느끼던 변화가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었습니다.
전체 일반주점 이용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4%에서 올해 25%로 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비중은 12%에서 19%로 올랐습니다. 주점의 주요 고객층이 세대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 20대 일반주점 이용 지수: 2023년 100 → 2026년 상반기 48 (약 절반 수준)
- 30대 65 / 40대 60 / 50대 76 / 60대 이상 109 — 연령대별 편차 뚜렷
- 전체 주점 이용 중 20대 비중: 34% → 25%로 9%p 하락
- 60대 이상 비중: 12% → 19%로 7%p 상승
심야 감소가 말해주는 것 — 2차, 3차 문화의 퇴장
저는 이번 데이터에서 시간대별 분석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술자리가 줄었다"는 것과 "늦은 술자리가 줄었다"는 것은 꽤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평일 저녁 일반주점 이용 건수 감소율을 시간대별로 보면, 오후 6~7시는 29% 감소에 그쳤지만 오후 9~10시는 35%, 오후 11시~자정은 40%, 자정~오전 1시는 42%, 오전 1시 이후는 43%까지 떨어졌습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낙폭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시간대별 이용 건수 감소율'이란 같은 요일·같은 시간대를 기준 연도와 비교해 얼마나 줄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저녁 초반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덜 줄었고, 심야로 갈수록 급격히 빠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한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패턴이었습니다. 예전에는 1차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2차 어디 갈까?" 하는 흐름이 당연했는데, 요즘은 적당한 시간에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됐습니다. 특히 새벽 1시 이후 이용 건수가 43%나 줄었다는 것은, 2차·3차로 이어지던 음주 관행이 구조적으로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술을 싫어해서 그런 것"이라고 단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술값과 안주 가격이 모두 오른 상황에서 심야까지 이어지는 자리는 금전적 부담도 상당합니다. 거기에 다음 날 컨디션 관리, 수면의 질 같은 건강 관련 인식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미 소비로 이동 —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다르게 씁니다
술집 이용이 줄어드는 동안 다른 곳에서는 분명히 소비가 살아났습니다. 같은 기간 수영장 이용 지수는 159로 59% 올랐고, 스포츠센터는 125로 25% 늘었습니다. 당구장도 116으로 16% 증가했습니다. 노래방과 오락실·게임방에서는 20대 비중이 각각 57.7%와 57.0%로 여전히 절반을 훌쩍 넘었습니다(출처: 서울경제 원문 기사).
반면 볼링장은 같은 기간 지수가 63으로 37%나 줄었고, 골프장과 골프연습장도 나란히 85에 머물렀습니다. 모든 오프라인 여가 공간이 골고루 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저는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소비 트렌드 분석에서 자주 쓰이는 개념인 '가성비 소비 패턴'이 적용됩니다. 가성비 소비 패턴이란 지출 금액 대비 얻을 수 있는 만족감·경험치가 높은 곳에 우선적으로 소비를 집중하는 행동 양식을 말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저렴한 것만 찾는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같은 돈을 써도 술자리 한 번보다 한 달 수영장 정기권이 더 오래 효용이 남는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젊은 세대가 지갑을 닫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소비의 우선순위 자체가 재편됐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운동, 게임처럼 직접 경험하고 실력이 쌓이는 활동에는 돈을 쓰고, 원하지 않는 술자리에는 지갑을 닫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선택적 소비 집중'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소비처를 능동적으로 선별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 변화가 자영업 시장에도 꽤 직접적인 신호가 된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술과 음식을 파는 공간보다, 경험·건강·취미처럼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업종이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대 술집 이용이 줄어든 게 경기 탓인가요, 문화 변화인가요?
A. 저는 둘 다라고 봅니다. 음식값과 술값이 오른 것이 심야 술자리 비용 부담을 키운 건 사실입니다. 다만 동시에 건강 관리나 취미 소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뀐 것도 맞습니다. 어느 한 가지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경제적 요인과 문화적 변화가 함께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Q. 수영장이 갑자기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뭔가요?
A. 수영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월정액으로 꾸준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건강을 직접 관리한다는 만족감도 크고, SNS를 통해 수영 인증 문화가 퍼진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상으로는 스포츠센터와 함께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여가 업종입니다.
Q. 이 데이터가 전체 20대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나요?
A. 저도 이 부분이 걸렸습니다. 이번 분석은 NH농협은행 개인카드 고객 738만 명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특정 카드사 고객에 한정된 표본이라는 한계가 있고, 현금 이용이나 다른 카드사 결제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큰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는 유효하지만, 수치 자체를 전체 20대의 절대적 소비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Q. 볼링장은 왜 줄었는데 당구장은 늘었나요?
A. 확실한 이유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당구의 경우 스크린 당구처럼 기술적으로 진화한 형태가 젊은 층에게 새롭게 어필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볼링은 상대적으로 공간 비용이 크고 게임 한 판당 비용이 올라 부담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슷한 여가 같아도 비용 대비 경험의 질에서 선택이 갈린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결론
이번 데이터를 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돈과 시간을 쓰는 장소가 달라진 것입니다.
술집에서 보내던 심야 시간이 수영장과 스포츠센터로, 2차·3차 자리가 노래방·게임방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 구조 자체의 재편으로 보입니다. "술집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경험·건강·취향처럼 자신에게 남는 가치가 있는 곳에 소비가 몰리는 방향으로 상권과 업종도 함께 읽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상권이나 소비 트렌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단순히 "사람이 줄었다"는 신호보다 그 사람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 더 유효한 접근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660065?ntype=RANKING